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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곱의 봄 2016
    회복의 길 2016. 4. 24. 22:37

    연말, 직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 왔지만 이틀 만에 교통사고가 나서 두 달 간을 침대에서 지내야 했다. 고관절이 골절이 된 것이다. 고관절은 3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뼈가 굳기만을 기다렸다.  3월이 되었지만 몸 때문에 봄은 멀리 있는 것 같았다. 꽃샘추위는 비교적 가볍게 왔다 가곤 했지만, 움추러든 나에게는 쌀쌀 하게만 느껴졌다.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떠트리고 매화가 조금씩 피어나도 봄은 멀리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일시에 기온이 올라가더니 갑자기 목련이 피고 벚꽃이 화사하게 자태를 뽐내자 봄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직장이 가까운 탓에 저녁에 들러보는 꽃들은 나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었다. 화려했던 금년의 봄은 짧았다. 높은 기온 때문에 47일이 절정이더니, 주말엔 49일엔  꽃비로 날리고 있었다. 멋진 사진을 찍을 기회는 없어진 것이다. 분홍색 꽃잎을 마대로 담는 청소원들의 어깨가 무거웠다.

     

    봄이 끝나가는 무렵 나는 고관절로 또한번 나락에 떨어졌다. 고관절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들이 궤사한 것이다. 엑스레이로는 뼈가 잘 붙었다고 했지만, MRI촬영결과 고관절 안쪽 부분의 혈관이 죽어 있었다. 뼈 속에는 큰 혈관이 없어서 변화도 조금씩 있기 때문에 금방 나빠지지는 않으니, 인공관절 수술여부를 한 달 후에 최종 판정 하자는 주치의의 말에 동의했다. 혹시 그동안 기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런 고관절의 골절 등에 대비해 등산용 스틱도 한 벌을 사뒀다. 연습 삼아 스틱을 지팡이처럼 짚고 가는데 왠지 서글퍼지며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꽃샘 추위에 시들어 버린 꽃망울 같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참 동안 기분이 좋지않았다. 마침 방송에서 린이 찔레꽃을 부르는데 눈물이 터져버린다. 침울한 생각을 하다가, 한 얼굴이 떠오른다. 예수님이다. “나의 짐을 같이 지자, 십자가를 같이 지자고 하시는 듯 하다. 쉽게 대답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만은 생생하게 다가온다. 신성도 있지만 인성을 지니셨기에 인간적인 면에서 얼마나 참담하고 고통스러우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고통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다. 나는 십자가를 같이 지기로 했다. 고통을 특은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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